전지적 독자 시점 표지

"나는 이 세계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였다."

이 이야기는 여느 날과 같이 회사의 업무를 마치고 퇴근길 지하철에 오른 주인공 김독자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시작됐다. 김독자는 미노 소프트라는 거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곧 계약 만료를 앞둔 평범한 계약직 사원이었다. 안타깝게도 재계약의 전망은 밝지 못했다. 낙담 속에서 그에게 유일하게 위안이 되어주던 것은 그가 유년 시절부터 10년 동안 꾸준히 읽어왔던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일명 멸살법이었다. 그는 3149편의 분량에 달하는 멸살법을 완독한 유일한 독자였다.

 

이야기가 시작하기 하루 전, 그 날도 멸살법을 보려 스마트폰을 킨 김독자는 당황스러운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그가 읽을 분량이 멸살법의 마지막 화였기 때문이었다. 반복해서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했지만 멸살법 제목 옆에는 소설의 끝을 알리는 完이라는 한자가 쓰여 있었다. 에필로그로 돌아오겠다는 작가의 말에 독자는 새삼 멸살법이 끝에 다다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인기가 없었음에도 10년 동안 무려 3000화를 웃도는 멸살법을 연재해준 작가에게 본인의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몇 번이나 고쳐 쓴 끝에 댓글을 달았다.

 

"작가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에필로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투박하지만 본인의 진심을 잘 표현해줄 글이라 그는 생각했다. 그러자 멸살법 작가 'tls123'는 댓글을 쓴 그에게 쪽지를 보내왔다. 그렇게 작가와 쪽지를 주고받게 된 김독자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과 별개로 의외의 소식도 알게 되었다. 바로 멸살법이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 아무리 그가 애정을 보이며 읽어온 소설이었지만 그 또한 소설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의문에 작가는 알려지지 않은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끝으로 작가는 멸살법이 다음 날부터 멸살법이 유료화가 될 것이라는 것과 이야기를 완주한 독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선물을 보낸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날이 찾아왔다.

 

그 날도 어김없이 지하철에 올라탄 김독자는 의외의 인물과 조우했다. 바로 유상아. 그의 입사 동기였지만 그와 달리 사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승진한 엘리트였다. 10년 동안 웹소설만 쭉 읽어온 그에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유상아는 껄끄러우면서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작가에게서 메일을 받게 되었고 오후 7시부터 유료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글과 첨부파일이 들어있었다. 메일을 확인하고 시계를 확인했을 땐 6시 55분, 유료화까지 5분이 남은 시간이었다. 그는 축하하는 글이라도 남기기 위해 앱에서 멸살법을 찾았다. 하지만 없었다. 아무리 뒤져봐도 멸살법은 마치 존재한 적도 없었다는 것 마냥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의아함이 들려던 찰나, 갑자기 김독자가 타고 있던 지하철이 급정거를 했고 내부를 비추던 전등이 빛을 잃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유상아는 김독자의 팔을 붙들었다.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 김독자는 시계를 확인했고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멸살법 유료화의 시작인 7시를 알리고 있었다.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잘 맞아떨어진 타이밍. 그러자 김독자는 멸살법의 서두를 떠올렸다. 분명 멸살법의 시작도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동일했다. 마치 멸살법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곧이어 나타난 존재가 그에게 정답이라 말해주었다. 불이 꺼진 지하철엔 자신을 '비형'이라 칭하는 도깨비가 나타났고 그가 등장한 후 머지않아 김독자는 알 수 있었다. 그만이 아는 세계의 이야기가 시작됐음을.

 

전지적 독자 시점의 1부 표지

1억 뷰 웹소설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2018년 1월부터 연재를 시작했고 2020년 2월까지 이어왔습니다. (1년 9개월) 문피아와 네이버 시리즈온 등 여러 플랫폼에서 연재되었고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으며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소설의 줄거리는 위에서도 말했듯 주인공 김독자가 평소 본인이 애정을 가지고 읽은 멸살법이 현실에서 일어나며 일어나는 일들을 여러 인물들과 함께 헤처 나가는 내용입니다. 참신한 소재이긴 하나 참신한 것만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렇게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일까요.

 

전지적 독자 시점, 전독시의 장점은 여러 가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캐릭터성입니다. 소설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각자 그들만의 개성을 가지며 다양한 매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켰습니다. 두 번째는 구체적인 묘사. 전투 장면이나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을 때 다양한 표현을 구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인물과 장면들을 상상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따라 소설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입니다. 여러 장편 소설들의 경우에는 흔히 내용이 방대해지며 실수로 회수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게 되는 떡밥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전독시의 경우에는 과거에 인물들 간에 나눴던 대화들 조차 나중의 결과와 연결이 되며 반전과 재미를 선사하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철저한 떡밥 회수는 독자들의 소설을 읽는 집중력이 해이해질 틈 없이 높여주었습니다.

 

물론 장편의 스토리에 지쳐 지루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전과 함께 짜릿함을 선사하는 이 이야기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전독시는 최근 웹툰으로도 연재되며 소설에서 글로만 접했던 인물들이 그림체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소설을 읽을 때 웹툰에서 본 인물들이 독자들의 상상력을 보조해주며 더욱 흥미롭게 소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직 한 번도 웹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거나 혹은 정주행 할 웹소설을 찾고 계신다면 여러 장점을 두루 갖춘 이 소설로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지적 독자 시점을 강력히 추천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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